인도에는 새로운 것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다.
이미 내 안에 있던 새로운 것을 보러 가는 것이다.
저는 상식의 틀 안에 머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조금이라도 통념에서 벗어나거나 대중이 싫어할 것 같은 행동은 결코 하지 않는 것이죠. 인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위와 같은 말을 들었는데, 실제로 다녀오면서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나라를 거닐면서 그것은 점점 불쾌함이 아니라 하나의 자유로움이 되었고, 오히려 제가 평소보다 더 많이 웃고 더 적극적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은 사진은 몇장 되지 않지만 그곳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인도에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뒤에 친구들과 가장 많이 찾아봤던 것은 유튜브였는데, 이제와서 보면 큰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다뤄야 하다보니 인도에 대해 편견이 생길 수도 있는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인도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네이버 카페 '인도 여행을 그리며'를 추천드립니다.
https://cafe.naver.com/india2004
인도 없는 인도
인도에는 인도가 없습니다. 상식적인 교통 시스템 자체가 없습니다. 24시간 경적이 울리며, 역주행을 하는 차들도 많고, 신호등도 별로 의미가 없고, 아슬아슬 앞차 옆차가 지나갑니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거의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싸움도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차선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차를 향해 욕을 내뱉는 한국 도로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좁은 오토릭샤에 남자 세명이 타고 몸을 맡기고 있으면 알 수 없는 해방감 같은 것이 밀려옵니다. 뒷차들은 경적을 울려대고, 내가 탄 차도 경적을 울려대고, 옆차도 내 앞에 끼어들고, 나도 옆차에 끼어들고, 앞차가 급정거를 하면, 나도 급정거를 하고.
미로같은 도로를 정신없이 한바탕 뒹굴고나면 어느새 도착지에 와있습니다. 나중에는 이게 재미있어서 오토릭샤를 자주 이용한 것 같아요. 신기한 것은 아무도 서로 화를 내거나 다투지 않더라고요. 경적을 울리는 것도 배려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차들도 이렇게 복잡한데, 길거리에 다니는 큰 소와 수많은 사람들까지 정말 혼잡함 그 자체였습니다. 인도없는 인도인 것이죠. 하지만 그런 상식에서 벗어난 도로 풍경이 저에게 정말 새롭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시끄러운 공연장에서는 소리를 지르기가 더 쉽듯이 시끄럽고 혼잡한 이곳에서 오히려 더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나를 발견한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델리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해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인도 여행기 포스팅 시리즈
2024.11.07-[인도 여행기] 타지마할, 죽음을 향한 우아한 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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