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잠깐은 저도 필름 세계에 맛을 본 적이 있는데요. 오늘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일회용 필름 카메라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필름 색감의 본질에 대해서 느끼는 점을 적어볼까 합니다.
필름을 사용하는 이유
불편하고 값이 많이 드는 필름 카메라를 굳이 사용하는 것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
1. 다른 사람이 자신을 유니크하게 봐준다는 만족감
2.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기다림에서 오는 아날로그적 감성
3. 필름의 색감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유는 아마도 필름이 내는 특유의 색감인 것 같습니다. 물론 필름마다 고유의 질감과 색감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파일은 쨍하고 투명한 느낌이라면, 필름은 탁하면서도 진한 색감이 난다고 할까요? 필름으로 찍은 사진들은 오랜 후에 봐도 특별한 순간으로 느껴지고 특별한 감성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일회용 카메라를 가지고 떠난 여행
먼 곳으로 이사를 떠나는 친구와 함께 잠깐 여행을 갔었는데, 그 때는 이미 각종 장비가 덕지덕지 붙은 좋은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왠지 그날은 그런 것들을 굳이 챙기기 싫어서 맨 손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종이로 싸여진 작은 일회용 카메라를 샀습니다. 그 때도 좀 비싼 가격이었던 것 같네요.
아마 그 당시에는 수많은 디지털 파일과 데이터를 촬영하고 정리하면서 좀 피로감을 느끼던 때 같습니다. 그런데 일회용 카메라가 색다른 맛을 주더군요. 주머니에 넣고 가볍게 다닐 수 있는것, 자동 플래시로 언제든 낼 수 있는 Y2K감성, 플래시 충전되는 소리, 남은 셔터를 세면서 아껴서 찍는 맛까지 아주 재미있는 사진 여행이 되었습니다.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필름 색감에 대해
사실 이런 필름의 색감이 꼭 필름으로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이 사진들을 결국은 디스플레이로 보고 있기 때문이죠. 정말 필름만이 낼 수 있는 고유의 색감을 보려면 사실 현상을 하고 그걸 인화해야 합니다. 그걸 스캔하는 순간 이미 픽셀에 들어있는 디지털 신호로 이 색감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따라서 필름의 색감이라는 것은 사실 하나의 룩일 뿐이지, 구현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화면상에서 구현되고 있으니까요.
이러한 결론을 내리게 되자, 차라리 디지털 파일로 촬영을 하고 색감과 질감을 찾아가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대신 모든 컷을 신중하게 감정을 담아서 찍으면 되니까요. 그게 가능하다면 필름으로 촬영한다는 행위 자체에 그토록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제가 후에 구매한 필름 카메라인 펜탁스 미 슈퍼(ME Super) 모델에서 보다 일회용 카메라에서 더 인상적인 감정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펜탁스는 오히려 필름인데도 디지털 사진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쨍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결국 그런 이유로 필름을 쓰는 것이라면 쓸 필요가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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